"한국 드라마 속 그 음식" 열광…태국 한식당 웨이팅 '진풍경'

입력 2024-01-30 00:23   수정 2024-01-30 11:33



"한국 드라마 너무 좋아해요. 드라마 본 뒤 한식에 관심이 생겼어요. 삼겹살을 채소에 싸 먹는 쌈밥도 맛있고 돌솥비빔밥은 올 때마다 빠뜨리지 않고 꼭 시키는 메뉴에요."

다양한 한식메뉴를 선보이는 한식당이 태국 현지인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즐비한 의자에 앉아 입장 순서를 기다리는 태국인들. 지난 20일 저녁 태국 방콕 팔람3 인근의 위치한 한식당 앞에서 목격한 풍경이다. 이날 식당에서는 젊은 연인들은 물론 가족 단위의 현지인들이 간장게장, 된장찌개, 낙지볶음 등을 시켜 먹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깻잎 상추를 비롯한 쌈이 담긴 바구니와 고기류는 거의 모든 테이블에 빠지지 않고 자리해 있었다.

삼겹살을 구워 상추에 싸 먹고 된장찌개를 곁들이는 현지인들의 모습이 생소하게 받아들여졌다. 이전까지만 해도 '동남아시아 한식당은 한국서 간 패키지관광객들이 현지음식이 질릴 때 김치찌개와 삼겹살을 먹으려 우르르 찾는 식당 아닌가'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던 필자의 고정관념이 한순간 깨져버렸다.



태국인들은 여러 가지 음식을 먹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시내 중심가 바베큐 무한리필집은 항상 문전성시를 이룬다. 이런 음식문화 덕분인지 현지인들은 한식당에서도 다양한 단품 메뉴를 주문해서 여럿이 나누어 먹는데 익숙하다.

10여 년 전부터 현지서 '수라간'이라는 간판을 걸고 한식당을 운영해 온 차 모(50) 씨는 "경기가 요즘 많이 안 좋지만 K드라마의 인기 덕분에 한식에 관심을 갖는 현지인들이 많아지고 있다"면서 "주말이면 수십명 씩 대기를 하는데 손님의 90% 이상이 현지 사람이다"라고 전했다.

차 씨는 "현지인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역시 쌈밥이다"라며 "태국 음식에는 밑반찬 자체가 없는데 한식당에서는 다양한 반찬이 제공되자 이걸 요리로 생각해 열광한다"고 전했다.



차 씨 식당에서는 현지인들의 입맛에 맞춘 반찬을 한국 한식당 수준으로 내놓는 차별화 정책을 폈다. 식자재는 되도록 한국산을 쓰되 한국 본연의 맛으로 양념하는 게 현지인들을 공략하는 노하우다. 살짝 덜 익은 파파야를 재료로 한 무채는 현지인들이 특히나 좋아하는 반찬 중 하나다. 시금치 대신 팍홈이라는 현지 재료를 이용해 만들고 한국 사람이 재배하는 콩나물을 받아다 콩나물무침도 내놓고 있다. 한식당 인기 영향인지 기존에 방콕 시장에서는 볼 수 없었던 깻잎도 슬슬 판매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날 식당을 찾은 락사미파타나(32) 씨는 "최근에는 한국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를 보고 있는데 드라마를 보면 한국 음식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감이 생긴다"면서 "한식을 좋아해서 친구들과도 가끔 한식당을 찾는다. 가장 좋아하는 메뉴는 불고기와 삼겹살이다"라고 전했다.



태국인들의 한국 드라마 사랑은 넷플릭스 글로벌 태국 순위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1월 15일~1월 21일까지 태국 넷플릭스 TV 부문 TOP 10에는 한국 드라마 5편이 올라와 있다. 1위는 김현주· 박희순 주연의 '선산'이 차지했다. 이밖에 송강·김유정 주연의 '마이 데몬'(3위), 박서준·한소희 주연 '경성크리처'(4위), 이은샘·김예림의 '청담국제고등학교'(8위), 지창욱·신혜선 주연의 '웰컴투삼달리'(10위) 등이 최근 태국 시청자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방콕=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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